追憶

안녕.

따뜻하였던 그 날들을 기억해.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 나는 즐거웠고 모두는 웃음지었고.
졸졸졸 냇물소리 가득한 별이 빛나는 밤하늘에 초록은 뻗어 있었고.

향그러운 숯불 내음과 자글자글 익어가는 닭갈비의 냄새.
사람 냄새. 그리고 그 곳에 당신이 있다는 안도감, 행복감.

그 기억들이 못내 아쉬워 달래려 달래려 이 곳 강화도의 한자락까지 와 버렸지만.
이제 와서 그 추억에 보상을 요구하려는 것도, 그 시간에 사랑을 요구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손톱 밑에 박혀버린 가시는 서슬 퍼런 면역 체계에 반응하여 싯누렇게 곪아 버렸다.

농도 짙은 코티졸에 신경이 무디어질대로 무디어지다 보면 어느샌가
아무렇지도 않은 날들이 오겠지.

그런 식으로 정당성을 부여함.

by 영하 | 2009/11/14 19:17 | 트랙백 | 덧글(0)

휴가 나와서 마음이 무거워지다

선배의 CPA 합격 소식을 들었다. 참으로 축하할 일이지만 얼굴들이 교차한다. 사회는 너무나도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데 나만 철부지 어린 시절에 정지해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 해야 마땅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 보인다. 당장 전역하면 3학년이고 어영부영 하다보면 금세 졸업학년일 것이다.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자꾸 튀어오르는 안일함과 근거없는 자신감이 주적이다. 군대라고, 군인이라고, 내 시간은 정지해 있다고 생각지 말자꾸나. 여전히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고 군대라는 곳은 그리 꽉 막힌 공간도 아니다. 준비하여야겠다. 준비. 준비. 준비를. 준비를 하여야겠다. 이제 철부지 시절은 다 지나간 것이다. 위기감이 엄습한다. 두렵다. 자신도 없다. 하지만 한다. 그게 용기니까. 두려움을 무릅쓰고 나아가는 것이 용기 아니겠는가.

by 영하 | 2009/09/05 10:38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2)

벌써 6개월

엊그제 입대한 것 같은데 벌써 반 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먼저 군대를 간 친구들은 이제 상병 말이니 또는 병장이니 또는 곧 전역이니 하는데 나는 이제야 갓 일병을 달았다. 남의 군생활은 빠른 법이라더니 과연 그런가 보다. 안에서야 밖이 항상 그리운 법이라지만 밖에서는 그저 오랜만에 찾아오는 누군가일 뿐이겠지 싶다. 그저 그렇게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가는 법인가 보다. 나를 위하여 준비된 사람들이 아닌 만큼 과히 섭섭함을 느끼지 않게 하여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곧 달력의 숫자를 까맣게 칠해가며 집에 갈 날을 기대하는 나의 모습도 볼 수가 있겠지. 그리 길지 않은 데다, 할 일도 해야할 일도 하고싶은 일도 많으니까. 일병 정기 휴가중에.

by 영하 | 2009/09/03 12:55 | †잡담 | 트랙백 | 덧글(0)

신고합니다!

필승! 이병 송철규는 2009년 6월 26일부터 동년 동월 28일까지 해병대 제2사단 5연대 2대대로부터 이병 위로 외박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by 영하 | 2009/06/27 05:46 | †잡담 | 트랙백 | 덧글(5)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